[분류]
기획/마케팅
[도서명]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저자]
서재근
21년차 광고인, 기획자, 전략가
[발행일]
2015년
[간단 설명]
"습관의 생각을 거부하는 생각의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소제목이다. 이 한줄로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광고업계의 베테랑 기획가, 전략가인 저자가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늑대인 타스케 팀장이 등장하는 소설 형식이며, 챕터 중간중간에 '습관적 생각을 깨는 통찰력 있는 사람들의 생각 습관' 7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외관에서부터 남다름이 느껴진다. 출판사, 저자 이름도 나오지 않고 오직 제목만 나타나 있다. 책 내용에 집중해달라는 듯한 뉘앙스로 느껴진다.
[줄거리 요약]
주인공인 김지학 대리는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는 5년차 마케터이다. 경쟁PT에서 좋은 승률을 올리며 입지를 두텁게 해나가던 그는 평소에 선망하던 회사인 라퓨타의 스카웃 제의를 받고 이직하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여자친구 윤희의 이별통보를 받게되고 혼란에 빠진다.
라퓨타에 입사 후 3개월, 처음으로 수정과 음료 마케팅에 관한 경쟁PT의 프로젝트를 이끌게 되고, 전략지원실과의 협업도 발생하게 된다. 라퓨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략지원실은 TF성격의 사장님 직속 팀인데, 특이한 점은 늑대인 타스케 팀장이 이끌고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라퓨타의 크고 작은 일에 조언을 해주고 있으며, 타 부서와 협업하거나 직접 프로젝트를 전담하기도 하는 유능한 팀이다. 경쟁PT를 위한 회의에서 자신감있게 마케팅 이론에 입각한 정석적인 주장을 펼쳤으나, 사장님에게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를 신봉하는 '필립교도'라는 놀림을 받고 처참하게 타스케팀에 패하게 된다. (타스케팀은 정석적인 마케팅 이론과는 다르게 브랜드를 강조하는 재밌는 CM송을 주장했다) 그리고 타스케팀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타스케팀으로의 전출을 요청한다.
타스케팀에 합류하게 된 이후 김대리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팀에 녹아들게 된다. 그리고 여자친구인 윤희와 메일을 통해 근근히 연락이 닿는 데까지 성공하게 되고, 팀의 일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핵심내용]
1-1. <오! 수정과> : 시장선도자의 마케팅 전략
김대리는 시장의 선도자로서 수정과 음료 카테고리 자체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수정과의 효능을 전달하면서 다른 음료들과 명확하게 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반면 타스케팀의 전략은 제품 카테고리 자체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명을 담은 재밌는 CM송을 제안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음료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이른바 미투 전략으로, 중소회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면, 대기업이 바로 카피하여 비슷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점이다. 대기업의 생산력과 유통력을 통해 시장을 지배하면서 소비자들은 수정과 음료에 대한 분별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어디서나 찾기 쉬운 대기업의 추격자 제품을 고르기 보다 <오! 수정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브랜드이미지를 강조하는 CM송 전략을 택한 것이다.
1-2. 습관적 생각을 깨는 통찰력 있는 사람들의 생각습관 (1) : 전문가의 생각에 의존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축적된 지식과 경험 자체에서 저절로 창조되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목표를 지향하거나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과 경험같은 '정보'를 처리하는 '사고의 과정'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의 의견을 취하면서도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먼저 내려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충분히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많은 의구심을 극복한 아이디어가 강력한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통찰력은 타인의 의견에 의존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에 자신감을 가질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전문가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과 삼투압시키면서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해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1. 영어에 존댓말이 없는 까닭 : B2B제품도 광고가 필요한가?
영어에 존댓말이 없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는게 아니고 오히려 반말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당연해 보이니까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고정관념이다.
마찬가지로 언뜻 보면 B2B제품은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해보인다. 하지만 인텔의 마케팅 담당자는 '인텔 인사이드' 마크를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마크가 있어야 좋은 컴퓨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컴퓨터 세트 메이커의 CPU 구매담당자들이 AMD의 CPU 대신 인텔의 CPU를 선택하게끔 만들었다.
또한 소비자들이 CPU를 중요하게 생각하도록 만들면 컴퓨터 시장의 주도권을 컴퓨터 제조사가 아닌 CPU회사가 가져갈수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더 높은 성능의 CPU를 소개하면서 소비자들은 업그레이드라는 재구매를 강제받게 된다.
2-2. 생각습관 (2) : 고정관념을 좋아한다.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에 대한 검문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고정관념에 쉽게 빠지지 않을 뿐더러 고정관념을 재해석해볼 수 있는 기외를 얻게된다. 고정관념은 피해야할 지뢰가 아니고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의 보물섬이 된다.
3-1. 생각습관 (3) : 입체적으로 생각하기
아무리 과학적인 방법이라도 통찰력 없이는 결코 과학적일 수 없다. 모든 시간과 공간 또는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타당한 분석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찾는 일에서는 통찰력이 중요하고, 이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습관적인 생각을 벗어나 다각도의 사고방식을 갖도록 훈련해야 한다.
4-1. 쓰레기처리장이라는 이름 대신 환경을 위한 병원
쓰레기처리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사실 쓰레기처리장이 싫은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꺼리는 시설을 받아들이기가 싫은 것이다. 비록 쓰레기처리장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혐오시설로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신경쓰지 않고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쓰레기처리장이 싫은것이 아니라 혐오시설을 다른 대가(병원,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 확충해주기) 와의 거래를 통해 받아들인다는 인식이 싫은 것. 그들은 사실 미미한 악취나 원래 낮은 집값같은 실제적인 부분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4-2. 생각습관 (4) : 말도 안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터무니없다'거나 '말도 안된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상식적 판단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라는 뜻이다. 아이디어의 질적인 가치를 평가하는데 상식적 판단이라는 잣대는 한참 모자라다고 볼 수 있다. 아이디어는 지금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일종의 솔루션이다. 과거로부터 학습된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디어는 목표지향적(과거에서 실마리를 찾든 전혀 새로운 것에서 실마리를 찾든)이며 본질적으로는 미래지향적이다.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를 다루며 과거지향적인 상식을 기준 삼는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들할 수 없는 이야기와 마주친다면, 호기심의 귀를 최대한으로 세워 그가 '왜 그런 생각에 이르렀는지' 따라가보는 것이 통찰력을 기르는데는 훨씬 유익한 선택이다.
5-1. 생각습관 (5) : 프로세스에 연연하지 않는다
체계화된 프로세스가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업무프로세스가 제시하고 있는 '해야 할 일들'의 형식이 그 안에 담겨야 할 생각의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제한할 수 있다. 즉, '해야 할 일들'에 부합하도록 '해야 할 생각'이 결정되어 버린다.
6-1. 북경반점의 위기 : 사실, 문제, 결과를 잘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뭄이 왔을때, 가뭄은 장기간 비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 사실의 작용에 의해 물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문제때문에 땅이 마르고 갈라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땅이 갈라지는 현상을 해결하려면 물이 부족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실>을 <문제>로 오인하는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 <문제>를 잘못 규정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 기우제를 지내야 한다'는 이상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사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기에 해결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 <문제>는 <결과>의 직접적인 원인이기에 <사실>이라는 변수없이도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를 북경반점에 대입해보면,
<사실> : 금문이라는 새로운 중국집의 등장
<문제> : ?
<결과> : 손님이 줄어든 것.
<문제>를 금문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금문이 없어진다고 해도 은문, 동문과 같은 새로운 중국집이 새로 생기면 어떻게 될까? 실질적인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금문 대신 북경반점을 선택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30년 전통임을 강조하여 오랜 역사를 통해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거나 몇가지 기본 음식에 집중하여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는 방안등이 해결책으로 기대된다.
6-2. 생각습관 (6) : 진짜 문제를 생각한다
<사실> : 결과 발현의 환경, 이미 발생된 통제불가능한 요소
<결과> :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그 자체
<문제> : 결과의 근본 원인, 해결의 대상
7-1. 생각습관 (7) : 숫자를 믿지 않는다.
2013년 여름, 전력 수급이 비상이라며 언론에서 여러 자료를 제시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비 전력량이 독일,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훨씬 많다는 자료였다. 그러나 여기에 숫자의 함정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총 소비 전력량을 단순히 인구수로 나누면 상당히 높은 숫자가 나오지만, 그중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전력량만 따로 계산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주거용 소비 전력량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주거용 소비가 산업용 소비의 1/3 수준에 불과해, 숫자가 특정한 의도에 취약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조사라는 작업은 기본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욕구를 잘 알고 있다'라고 전제함으로써 성립되는 과정이다. 조사에서 얻은 답이 사실은 소비자 스스로도 별로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면, 조사보고서에 표현된 수치들은 이미 그자체로 생명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욕구를 잘 알고 있지 않다. 스티브 잡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들이 원하는게 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고객은 자신이 다음에 원하게 될 것을 스스로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물어봐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보다 당신이 만든 것을 고객이 좋아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조사의 대상임을 아는 순간, 실제의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옳다고 여겨지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좀 더 바람직해 보이는 '이상적인 자신'을 표현하려는 습성이 있다. 이럴 경우 실제의 욕구는 숨고, 옳다고 믿어지는 욕구들만 숫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개 마케팅상의 필요에 의해 소비자 조사를 하지만, 오히려 조사에서 알아낸 정보들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겠다는 생각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그 기업의 마케팅은 소비자를 리딩하는 '선도의 마케팅'이 아닌, 소비자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는 '추종의 마케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할때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 책은 아이디어에 도달하는 사고의 과정에 대해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와닿는 2가지는, 1) 사고방식의 전환 :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도 의심해보기, 다각도에서 조망하기 등이고, 2)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 사실, 문제, 결과를 똑바로 구분하는 것 이라고 느꼈다. 참 재미있게 읽었고 조금이나마 생각하는 습관을 바꿔야 겠다고 여기게 되었다.